경로효친(敬老孝親) 사회는 사라지는가, 작금 심심찮게 아파트 경비원을 폭행해 사회를 떠들썩하게 하는 일들이 왕왕 벌어지고 있다. 요즘 평생직장을 가져야 하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이런 기사를 접할 때마다 큰 낙담에 빠진다. 국민 대부분이 죽을 때까지 일을 해야 하는 시대에, 경비원이라는 직업은 이제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직업군 중의 하나에 들기 시작했다.
65세 넘으면 경비원도 관리사무소 등에서 기피하는 현상이 지배적이라, 어느 아파트에 취업했다고 하면 친구들 사이에서 나름 능력자로 통한다.
요즘은 정년을 마친 공직자 출신들, 중소기업이나 대기업에서 퇴직한 시니어들이 경비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사정이 이러하니 경비원은 전문직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왜 한번 씩 이런 폭력사태를 언론을 통해 접하게 되는 것일까. 그리고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급변하는 시대, 단기간의 고도 경제 성장을 이룬, 필연적으로 겪을 수 밖에 없는 세대차이 때문일까. 아니면 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한, 인간성 상실로 인해 발생한 문제일까.
특히 지난해 11월 경에 있었던, 서울의 '타워펠릭스 경비원 폭행사건'은 가해자는 초고가주택의 입주민이라는 점, 나이가 근 20년 이상의 차이가 났다는 사실에 더 큰 충격을 받았다. 자신도 부모가 있을텐데, “개가 주인을 보고 짖느냐” 는 등의 막말로 경비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고 하니 국민적 공분까지 불러 일으켰다. 최소한의 인격적 소양만 갖추었어도 경비원이라는 이유만으로 폭언과 폭행을 하는 범죄행위를 저지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사건으로 돈 많고 부유한 사회 지도층 내지 상류층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평소 어떻게 생각하고 대하였는지, 이른바 ‘갑질'의 실태를 또 한번 인식시켜주고 말았다. 세대 간, 지역 간 혹은 계층 간 괴리는 어느덧 더 깊어져가고 사회는 양분화로 팽배해 있다. 왜 이런 일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일까. 그 해결점은 없는 것일까.
필자는 이 해결책으로 인성교육과목의 정규수업화를 적극 추천한다. 스마트폰의 일상화로 가족간에도 대화의 단절이 빈번하고, 젊은 사람들은 ‘소설미디어’를 인간관계의 전부로 생각한다. 공감의 부족으로 상대를 이해하려 하지않고, 나 자신만이 어디서든 중심이 되려는 이기심이 이런 사태를 반복적으로 불러 일으킨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국민소득 4만불 보다 어쩌면 이런 국민성이 더 큰 우리의 과제가 아닌가 싶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존중과 이해는 또 다른 국가 경쟁력이 될 수 있다. 또한 ‘노블리스 오불리쥬’를 마음속에 간직하며 살 수 있도록 인성교육에 더 많은 투자를 요구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