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성 빈혈은 노화현상이 아니다.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에는 철분의 방출이 없기 때문에 철분 부족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연세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이덕철 가정의학과장은 노인성 빈혈은 심혈관 질환의 발생과 진행을 촉진시키고 인지기능 저하의 빈도를 높인다고 보고한 바 있다. 또한 신체기능을 낮추어 낙상의 위험을 증가시킴으로써 골절의 빈도를 높이고, 정신적 신체적 무력감을 가중시키는 등, 다양하고 심각한 건강상 문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고 말한 바 있다.
철분은 혈액 내 헤모글로빈을 구성하는 필수 영양 성분으로 한국인의 영양소 섭취기준에 따르면 연령대 별로 권장섭취량에 차이가 있다. 50~64세(남자 10mg, 여자 8mg), 65~74세(남자 9mg, 여자 8mg), 75세 이상(남자 9mg, 여자 7mg)으로 정해져 있다.
노인의 철분 섭취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지난 3월 4일,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식품의약품연구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무쇠 솥밥이 일반 압력솥 밥보다 철분 함량이 약 7배 많다는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은 작년 10월부터 3개월 간 9종류의 조리 기구를 이용하여 밥을 지어 철분 함량을 조사한 결과, 무쇠 솥으로 지은 밥의 철분 함량이 평균 4.99mg/ml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밥 한 공기(210g)에 들어있는 철분 함량을 환산하면 약 0.95mg으로 이는 하루 철분 섭취 권장량의 약 7~9%에 해당한다. 이에 반해 일반 압력솥 밥에는 약 0.14mg이 들어있고, 조리 기구에 따라 철분 함량 차이가 뚜렷하다고 보고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철분 섭취에는 철분 함량이 높은 식품을 먹는 게 가장 좋지만, 쌀을 조리할 때 무쇠 솥만 사용해도 철분 섭취에 도움이 되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한 동일한 무쇠 주물로 제작한 조리기구라도 표면이 코팅된 제품은 철분 함량 증가에 효과가 없었지만, 국산과 수입산 무쇠 솥 모두 철분 함량 증가에 효과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노년기에는 흡수된 철을 체내에서 효율적으로 잘 이용하지 못한다. 또한 위산분비 감소 등으로 철분의 흡수율이 낮아지고, 소화기관의 출혈 및 설사 등에 의한 혈액 손실 등이 우려된다. 따라서 노인의 경우, 남녀를 불문하고 노년기에 생긴 철결핍성 빈혈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게 바람직하다. 식생활에서 일정량의 철분 섭취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최근의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적용하면서 흡수율이 좋은 동물성 급원식품을 우선 권장한다. 식물성 급원식품을 섭취하는 경우에는 신선한 비타민 C를 같이 섭취하면 철분 흡수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