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수 조영남(75세)이 ‘그림 대작’ 관련 혐의에 대해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1심은 유죄이었으나 2심과 최종심에서 무죄가 된 것이다. 화투를 소재로 한 그림을 조수 도움을 받아 완성한 그림을 자신의 작품으로 팔아 사기죄로 고발된 사건이었다. 조 씨는 2011년 9월부터 2015년 1월까지 화가 송모 씨 등이 그린 그림에 가벼운 덧칠 작업만 한 작품 21점을 17명에게 팔아 1억5천3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은 언론에 대서특필되었고 조영남은 잘나가던 모든 연예계 활동을 접어야 했다. 무죄가 되었지만 잘 나가던 인기인이었던 그는 하루아침에 천하에 몹쓸 사람이 되어 명예를 모두 잃어버렸다.
고인이 된 탤런트 김영애(사망 당시 66세) 씨가 운영하는 참토원 황토팩 제품에서 나온 자철석이 황토고유 성분임에도 불구하고 제조과정에서 유입된 쇳가루라고 2007년 10월과 11월 방송 보도되었다. 하지만 한 달 뒤 발표된 관련기관 조사결과 참토원의 황토팩에 포함된 쇳가루는 황토 고유의 성분으로 건강에 전혀 해롭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 문제는 그 사이 한 해 매출 1천700억 원을 올리던 김 씨 회사 매출이 폭락하고, 판매된 제품의 환불요청도 쇄도하는 등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다. 해당 회사는 결국 도산했다. 꼭 그 영향은 아니겠지만 김 씨는 췌장암으로 투병하다가 2017년 4월 사망하였다.
1989년 11월 라면에 공업용 우지가 사용되었다는 사건 역시 대대적으로 보도되었고, 관련 임원이 구속기소되고 국민적 공분을 사서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제품은 전량 수거 폐기되었다. 라면 판매가 중지되어 공장가동 중단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이 사건도 1995년 서울고등법원과 1997년 대법원에서 전부 무혐의 처분되었다. 위생상 안전한 우지는 식용이 가능하다고 판결이 된 것이었다.
많은 국민에게 위해가 되는 문제에 대하여는 검찰이 조사하고 언론이 파헤쳐 보도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사실이 확인도 되기 전에 선동성 언론 보도로 여론 재판이 되어 기업이나 개인을 매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아니면 말고 식의 접근은 곤란하다. 언론은 진실이 명확히 밝혀질 때까지는 단정적으로 보도해서는 안 된다. 위의 예에서 보듯이 검찰과 언론이 기업을 다 죽여 놓고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이 난들 무슨 소용인가.
사람이나 기업이 살고 죽는 문제가 달린 사건은 언론이 침소봉대 여론화하여 대서특필하여서는 곤란하다. 냉정한 시각으로 확인하고 또 확인하여 사실을 보도하여야 할 것이다. 조금이라도 의문의 여지가 있다면 내용만 간략히 보도하면 되는 것이지 무슨 큰일인 양 사건을 확대 크게 보도해서는 안 된다. 언론이 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좋지만 너무 단정적으로 보도한다면 언론이 필요선이 아닌 필요악이 되는 것이다. 어떤 보도이든 냉정하고 신중할 일이다. 사람을 매장하고 기업을 죽여 놓고 미안하다고 하면 끝날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