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및 프랑스등 해외 전시 다수
서양화중 구상화에 치중
경북 청도군 청도읍 화가의 화실에서 이승무 화백(66)을 만났다
- 서양화와의 인연은 언제부터였나요?
▶ 상고를 졸업했으나 원래는 글 쓰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기에 미술 대학에 가게 되었습니다.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청도 이서고등학교에서 34년간 교직 생활을 하면서 본격적인 작업을 하게 되었지요. 서양화를 전공하면서 일반적인 사실 경향을 바탕으로 한 조형적 형태를 다루다가 점차적으로 독자적인 구상과 조형성 표현에 관심과 비중을 두기 시작했습니다.
- 동양화와 서양화의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 동양이 자연주의를 표현하고 있다는 것은 근저를 이루는 철학, 사상 전반을 포함한 공통적인 논제입니다. 관념적이라는 표현 역시 고도의 사의성(寫意性)을 포함하는 현학적인 깊이와 내면적 성찰을 내포하는 특징으로서 동양미술을 대표하고 있지요.
앞서 예로 든 수묵화의 경우 결코 색채를 쓰지 않지만 수묵은 우주만물의 가장 근원적인 양극의 색채를 이른바 '무용지용(無用之用)' '이무용유(以無用有)' 즉 쓰임이 없는 상태로서 진정한 쓰임이 있는, 없는 것으로 있는 상태를 초극한다. 현란한 가시적인 색채들의 쓰임을 하나로 압축하여 도(道)와 덕(德)을 포함한 진선미의 무한한 상징적 철리를 함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서양미술은 인간 중심의 현실적 감각의 자유, 심미 의식의 표출 방식이 극도로 섬세한 조직에 의해 다양화 되고 있습니다. 색채뿐 아니라 형태나 구도, 표현기법, 원근, 명암 등이 모두 그러하지요. 서구미술은 현장 그 자체에서의 설득력이 강렬하며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합니다. 반면 동양미술은 그야말로 관념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움직임, 형태의 표현에 의해 고도화된 형이상학의 뜻을 내포하고 있고요, 그림이기보다는 생각을 그리는 것이며 그 생각은 철학에 직결되어 있지요.
▶ 시각과 재료, 표현의 차이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고 하겠습니다.
"서양에서는 장식이나 기록적인 측면을 중시하여 그림을 그렸다. 옛날의 서양화는 그리스 로마의 신화나 종교화, 귀족들의 초상화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동양에서는 그림을 인격 수양의 한 방법으로 생각하였다. 시, 글씨, 그림을 '3절 3위 일체'라 하여 이 세 가지를 모두 잘 하는 것을 선비의 이상으로 생각했으므로 인격을 수양하는 한 방법으로 문인화나 서예, 산수화 등이 발달하였다."
"동양에서는 먹과 붓을 사용하여 그림을 그렸으므로, 먹의 농담이나 자유로운 붓놀림을 잘 표현할 수 있는 한지나 화선지, 비단을 화지로 사용하였다. 서양에서는 캔버스라고 불리는 천에 유화 물감을 주로 사용하였다. 유화 물감으로 그림을 그린 경우에는 덧칠이 쉽고 다시 고쳐 그릴 수 있는 데 비해 먹물로 그린 경우에는 바로 스며들어 한번 그린 그림은 다시 고치기 어렵다."
"각기 다른 재료의 사용은 동양화와 서양화에 많은 차이를 가져왔다. 먹으로 그릴 때에는 한 번의 붓질로 그려야 한다는 일필휘지가 강조되었고, 선을 주로 사용하여 그린 다음 먹의 농담으로 표현하였다. 유화물감으로 그릴 경우에는 대강의 형태를 스케치하고, 그 위에 색을 차근차근 그리게 되며 선보다는 색이나 명암이 강조 되었다. 서양화는 화면을 꽉 차게 그리지만, 동양화는 여백의 아름다움을 살렸으며 정신적인 측면을 매우 강조하여 사물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림에 정신이 깃들도록 그려야 한다."
- 주로 어떤 그림을 그리시나요?
▶서양화 중에서 구상화를 그리고 있습니다. 사실적인 재현에 틀보다 작가 자신의 조형성과 자연대상 내지 사물에 대해 재해석한 이미지를 마음대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사실화보다 구상화가 소재 및 표현 분위기가 문학적인 요소가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평론가 및 대학교수들이 다수의 평론을 한 바 있습니다.
상상화 혹은 상상력이라고도 불리는 구상화(visualization)는 오늘날 거의 모든 분야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구상화는 신비주의 영성에 기초하고 있는 비성경적인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기독교 안으로 파고 들어와서 마치 성경적인 것처럼 버젓이 주인 노릇을 하고 있죠. 구상화는 내적치유의 핵심인 신성한 내면아이디어를 계발시키는 방법입니다. 구상화는 이 시대의 멘탈리티(mentality)를 드러내는 가장 핵심적인 단어라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속에서 알게 모르게 구상화에 젖어가고 있습니다. 그 위험하고 비성경적인 방법이 설교 속에 녹아나고 있습니다. 더욱이 내적치유에서 주된 방법으로 사용하는 구상화를 통하여 만나는 예수는 성경에서 말하는 예수가 아닙니다. 그런 방법은 샤머니즘적인 방법이며 신비주의 영성에서 사용하는 위험한 방법이지요.
- 오늘이 있기까지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 작가로서 현실적인 제약 없이 더욱 자유롭게 다양한 분야의 표현 영역을 펼칠 수 있으면 더 바랄게 없겠죠. 많은 좋은 작품을 남기고 인정 받는 작가가 되려면 끝 없는 노력과 구상이 필요합니다. 더욱 확장성을 키울 수 있게끔 작업량을 늘려야 하고 고민도 해야하고요.
- 개인전 개최 및 수상 경력은?
▶1995년부터 2016년도까지 8회 개인전을 가졌습니다. 국내는 대구, 서울, 울산에서, 해외는 프랑스 파리에서였습니다.
단체전은 많았으나, 1995년부터 2018년도까지 8회 정도가 기억에 남습니다. 예송 갤러리에서 전국 화랑 초대전 및 대구 봉산문화제 2인 초대전, 한국갤러리에서 대구 봉산미술제 초대전, 포항문화회관에서 경북 지역작가 초대전 등입니다. 그리고 한국미술협회 청도지부장 및 대구광역시 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역임헀습니다.
- 업계의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 주변 일부 화가들이 점물화, 풍경화 등 일반인들의 취향에 맞는 대중성과 유행에 쏠리는 그림 작업을 하는 경향들이 있습니다. 대중성과 타협하기보다는 더욱 진지한 고민과 순수한 작가 정신을 지키고, 작가 스스로의 위상을 높혀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 앞으로의 계획과 바램이 있다면!
▶ 항상 그림을 고민하면서 시골에서 건강을 챙기고 다양한 체험을 바탕으로 자연 현상의 이미지를 더욱 단순화시켜 궁극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추상적인 형태로 표현을 추구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그림을 통해 치유적인 요소를 공감하고자 합니다. 작가의 주관적인 조형성 추구가 좋은 결과로 빛을 바랄 수 있습니다. 내년에는 사회적 분위기가 어떨지 모르지만, 전시회를 계획하고 꾸준히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