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의 인조임금 때 큰 가뭄이 들어서 농작물이 타들어 가고 민심이 흉흉해지자 인조대왕은 베옷을 입고 신하들과 함께 남한산성에 올라 기우제를 올렸다. 이에 하늘이 감동을 했는지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굵은 빗방울의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한다. 너무도 고마워서 만조백관들과 백성들은 얼싸안고 비를 맞고 춤을 추며 기뻐했다. 인조대왕도 기뻐서 같이 비를 맞으며 춤을 추고 있는데, 임금의 눈에 아주 거슬리는 행동을 하는 자가 보였다. 한 선비가 황급히 갓을 붙잡고 비를 피해 처마 밑으로 피하는 것이 아닌가? 아니 춤을 추어도 모자랄 판에 그 비를 맞지 않겠다고 처마 밑으로 피하다니 저런 고연 놈이 있단 말인가? 화가 난 임금의 불호령이 내렸다. "저놈을 당장 형틀에 묶고 주리를 틀도록 하라! "그때 잡혀온 선비가 외쳤다."전하! 소인의 말을 들어 주시옵소서!" "그래 무슨 말이냐?" "전하! 지금 오는 비가 얼마나 귀한 비입니까? 3년 동안 내리지 않던 비가 임금님께서 베옷 입고 기우제를 드리니, 하늘이 감동하여 비를 주셨습니다. 빨리 한 방울의 비라도 메마른 땅을 적셔야지, 이런 비를 저 같은 미천한 몸이 맞을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처마 밑으로 피한 것이옵니다."인조 임금이 그 말을 들으니 자기 생각도 틀렸고, 비를 맞으며 춤을 춘 신하와 백성들 보다 비를 피한 선비가 더 충성스런 백성이 아니던가? 카톡으로 떠도는 이야기를 간추려 보았다.
우리 주위에는 자신의 생각이 옳고, 자신의 판단만이 정확하다고 우기는 사람들이 많다. 같은 산을 두고도 동쪽마을사람들은 서산이라 하고 서쪽마을사람들은 동산이라 하는 것처럼 각자 자기 생각만 옳다고 주장하는 경우를 우리는 많이 본다. 매사를 내생각대로 판단하고 주변 사람들을 설득하려 애쓴 경험이 없었는지 생각해보자. 내가 가진 생각이 전부가 아니고 내가 경험한 것이 전부가 아니다. ‘군맹무상(群盲撫象)’ 이라 하여 여러 명의 장님이 코끼리를 만진다는 의미로 식견이 좁아서 자기주관대로만 사물을 판단하는 경우를 ‘장님 코끼리 만지기 식이다’ 하여 부분만 보고 전체를 아는 것처럼 착각할 때를 비유한 말이다. 흔히 단편적 정보만으로 전체를 다 아는 양 그릇된 판단을 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은 대선을 앞두고 온통 나라가 시끄럽다. SNS를 통한 허구와 진실이 뒤죽박죽이 되어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후보자들의 주변에서 과거를 두고 의심되는 사건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터무니없이 잘못된 일들도 사실관계 확인 없이 뉴스거리만 되면 마구 퍼 나른다. 진실은 차후문제로 아니면 그만이고라는 식이 고소고발 사건남발로 이어진다. ‘내로남불’ ‘아전인수’등 널리 쓰이고 있는 사자성어들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볼 때다. 결국 나 자신이 소중한 것처럼 남도 소중함을 생각한다면 그럴 수 없는 일이다.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 라고 했을 때, 그의 친구들이 그럼, "너는 너 자신을 아느냐?" 라고 되물었다. 그 때 소크라테스는 "나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나는 "나 자신을 모른다는 것은 알고 있다."라고 말한 것처럼 먼저 자신을 성찰해보는 자세가 중요하다. 무슨 일이든 자신만의 잣대로 판단하고 행동해서는 안 된다. 남이 생각하는 나와 나 자신이 생각하는 내가 엄청 다를 때가 있다. ‘역지사지’의 마음가짐으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번 돌려 생각해보고 소통이 가능하면 더욱 좋은 일이고 일단 한발 물러서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습관을 갖도록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