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시니어] (169)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며 살자
[원더풀 시니어] (169)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며 살자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2.06.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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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연심(風憐心)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바람은 마음을 부러워한다.”는 뜻이다. 옛날 전설의 동물 중 발이 하나밖에 없는 기(夔)라는 동물이 있었는데 이 기(夔)라는 동물은 발이 100여개나 되는 지네(蚿)를 부러워했고 지네는 발이 없어도 잘 가는 뱀이 부러웠다. 뱀도 그냥 가고 싶은 대로 어디든지 싱싱 불어 가는 바람(風)을 부러워했으며 바람은 가만히 있어도 어디든 가는 눈(目)을 부러워했다. 눈에게도 부러워하는 것이 있었는데, 보지 않고도 무엇이든 상상할 수 있고 어디든지 갈 수 있는 마음(心)이었다. 마음은 의외로 가장 부러워하는 것을 전설의 동물인 외발 달린 기(夔)라고 했다니 세상의 모든 존재는 어쩌면 서로가 서로를 부러워하는지 모른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들어가면서 얻어지는 것 보다는 잃어버리는 것 즉 모든 것이 줄어드는 것이 자연의 순리라고 생각된다.그런데 줄지 않고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늘어나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소유욕, 명예욕, 재물욕, 권력욕 등의 욕심이다.

갖고 또 갖고 끝없이 가져도 만족을 모르는 유일한 생명체가 세상에서 우리 인간뿐이라고 한다. 무엇을 가져도 만족을 못하는 그래서 항상 목말라하고 무엇이든 큰 것을 그리고 많은 걸 바라는 욕심이 인간의 공통된 병이라고 한다. 적당한 욕망과 욕구는 필요하지만 탐욕이야말로 인간을 꼼짝 못하게 얽어매고 병들게 한다. 욕심은 욕망과도 다르다. 욕망은 바라는 마음이 들어가 있지만 욕심은 갖고 싶은 것은 많고 주고 싶은 것은 적은 모순된 욕구가 동시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우리는 자기가 갖지 못한 것을 가진 상대를 부러워 하지만 상대방도 자신이 가진 것을 부러워함을 모르고 있다. 그래서 세상살이가 힘드는 것은 부러움 때문이 아닐까. 상대방의 지위와 부와 권력을 부러워하면서 늘 자신을 자책하기에 불행하다고 생각된다. 가난한 사람은 부자를 부러워하고, 부자는 권력을 가진 자를 부러워하고, 권력자는 건강하고 화목한 사람을 부러워한다. 아무리 돈이 많은들 요양원에 가 있다면 무슨 소용이며 경로당에 가서 학력자랑 한들 무슨 소용인가. 돈이고 명예고 모두가 아침이슬이요 천하를 다 얻어도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 것이다. 높이 나는 새는 자기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해 많은 것을 버린다. 심지어는 뼛속까지도 비우는데 사람들은 채우기보다 버리기가 더 어렵다.

김홍신이 ‘인생사용 설명서’에서 사람은 대나무처럼 살아야 한다고 했다. “대나무가 가늘고 길면서도 모진 바람에 꺾이지 않는 것은 속이 비었고 마디가 있기 때문이다. 속이 빈 것은 욕심을 덜어내어 가슴을 비우라는 뜻이다. 사람마다 좌절, 갈등, 실수, 실패, 절망, 아픔, 병고, 이별 같은 마디가 없으면 우뚝 설수 없다. 욕심을 채우고 또 채우면 결국 막다른 골목에 홀로 서 있게 된다. 비워야 채울 수 있고 비집고 들어갈 수 있으며 빈자리가 있어야 누군가 앉을 수 있다”라고 했다. 참으로 옳은 말이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오면서 채우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버리는 일을 잊고 살지는 않았던가?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무겁기만 했지 쓸모없는 것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겠다. 아까워도 안 쓰는 물건들은 과감하게 버려서 주위를 깨끗하게 하자.  내 처지 내 분수에 만족할 줄 알고 욕심을 버려서 내 몸을 가볍게 하자. 자기 가진 것에 만족하고 자기안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사람이 진정 행복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