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일기] (55) 시골 주민은 시계도 없나!
[이장님 일기] (55) 시골 주민은 시계도 없나!
  • 예윤희 기자
  • 승인 2022.07.21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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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개념이 적은 시골 주민들은 새벽도 늦은 밤도 없다.
출, 퇴근 시간처럼 관리가 될까?
7.19(화) 노인자원봉사단 봉사를 마치고.  예윤희 기자
7.19(화) 노인자원봉사단 봉사를 마치고. 예윤희 기자

 

시골 이장 3년차!

시골 어르신들은 시간 개념이 적다.

며칠 전 새벽 5시에 전화기 왔다.

주민 :  이장 일났나(일어났나의 청도 사투리)?

이장 : 예.

주민 : 어제 저녁 방송에 뭐라캤노?

이장 : 오늘 7시부터 노인봉사단 봉사한다고 방송했습니다.

주민 : 알았다.

10분쯤 있다가 또 전화가 온다.

주민 : 뭐 가지고 가면 되노?

이장 : 낫을 가지고 오면 됩니다.

노인자원봉사단 봉사활동.  예윤희 기자
노인자원봉사단 봉사활동. 예윤희 기자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어르신들이라 자기 생각만 하고 모두가 다 일찍 일어났나싶어 새벽부터 전화를 한다. 이장도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라 괜찮지 늦게 잠을 자고 늦게 일어나는 사람 같으면 새벽 5시는 한밤중이다.

다른 사람에게 전화할려면 너무 이른 시각이나 늦은 시각은 피해 달라고 벌써 몇 차례나 부탁을 했다. 그러나 소용없는 일이다. 시간을 늦추어 전화를 할려고 기다리다가 일을 하다보면 잊어 버리기 십상이라 미안한줄 알면서도 일어나는 즉시 생각날 때 전화를 한다.

전화는 덜하다. 일부 주민들은 집으로 찾아온다. 대문도 없는 집에 살아서 마당 안까지 들어와 이장을 찾는다. 옷도 제대로 갖추어 입을 시간이 없다. 주민들이 괜찮다고는 하지만 자기들 기준으로 늦잠꾸러기가 되고 만다.

평생을 시간 맞추어 출근하고 시간이 되면 퇴근을 하는 생활을 하고, 집에 있을 때는 학교 일을 잊고 편하게 쉬는 생활을 해왔다. 이장이 되어도 아침 9시부터 오후 7시 즉 낮 시간 동안에만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시골 주민들에게 낮시간에만 민원을 부탁하라는것은 무리가 있겠지만 주민들도 낮시간 동안에 볼일을 전하는 그런 마을의 이장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