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문학 소년이었던 유대식 씨는 여든이 넘은 늦은 나이에 텃밭시학에서 시 공부를 시작하였다. 2022년 텃밭시학에서 첫 등단 하였고, 2023년 문장21 시 부문 신인상 수상을 하였다.
유대식 씨는 1942년 대구에서 출생하였다. 1966년 경북대 농대 농화학과 학사, 1968년 경북대 대학원 농화학과 석사, 1971년 일본국 山梨공과대학, 발효생산학과 연구원, 1976년 일본국 大阪府立대학 대학원, 발효화학 박사, 1976년 계명대 가정학과, 생물학과, 미생물학과 교수, 농림수산식품부 전통주 평가위원 역임, 1982년 학생운동이 한창인 시절 (전두환 대통령시절) 학생처장을 했으며, 1984년~ 1985년 1년간 일본 오사카부립대 교환교수, 1986년 또 다시 학생처장을 역임하였다. 이후 자연과학대학 학장, 기초과학연구소장 역임. 1997년 1년간 미국 오래곤 주립대 환경 분자 독성학 학과 교환교수. 2007년 계명대학교 미생물학과 정년퇴임, 명예교수.
수상은 2005년 ‘대구시 25회 학술부문 문화상’ 수상하였다.
저서는 재직 중 8권의 학술 서적 출판, 2007년 정년퇴임 후 전통주, 특히 막걸리에 관한 학술 교양서적을 4권 출판, 2011년 '우리누룩의 정체성과 우수성', '술술 풀리는 막걸리 이야기'. 2015년 '막걸리학'. 2023년 '막걸리 맛 여행기' 등 이다.
유대식 씨 사형제 중 둘째로 형제간에 우애가 있고, 직장에 근무할 때부터 시향, 벌초 등 조상을 섬기는 일에 빠짐없이 참여 젊은 종인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당선소감’ 사실의 세계와 상상의 세계
나는 평생 대학강단에서 과학이 좋아 사실의 세계 속에 살았다. 미생물의 아름다운 변화를 관찰하면서, 미시세계의 놀라운 경이로 음을 보았다. 우주는 '사실의 세계'와 인간의 '상상' 세계가 혼재한다. 만물은 원자로 이루어졌지만, 시의 나라에서는 언어가 왕이었다. 사물과 언어와의 일체가 문학의 본질로 여겨진다. 우리는 생명과 무생물의 세계를 아주 작게 눈으론 보고 간다. 어릴 때 나는 문학 소년이 있다. 그때는 시의 시간과 공간이 이렇게도 무궁무진한지 몰랐다. 시 역시 원자의 운동처럼, 나무가 되었다가, 구름이 되었다가, 남자가 되있다가 여자가 되었다가 끝내 언어로 변신하는 귀재였다.
시를 접하면서 느낀 점은, '꽃'이 분석의 대상이 아니라, 감촉과 향기와 이미지의 놀라운 감각이라는 점이다. 모든 사물이 시의 세계에 서는 영혼의 말로 바뀌었다. 시인은 자신이 보고 싶은 대로 우주를 재인식하며 유희한다. 나는 그 점이 너무 신기하였다. 우연히 지인의 소개로 텃밭시인학교를 알게 되었다. 차츰 시의 세계로 발을 옮기니, 천지자연이야말로 그림이자 아름다운 음악이었다. 밤새워 시를 쓰다 멋진 시가 완성되면, 답답하던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들었다. 어딸 땐 언어 놀이야말로, 뜬구름 잡는 세상이지만, 그래도 기분만은 아주 좋았다.
조바심과 갈증 사이를 오가던 중, 홀연 <문장21>에서 당선 소식을 받았다. 이제 막 시에 눈뜬 내게는 큰 영광이자 부담이다. 이런 과분한 수상은 부끄럽기도 하거니와 자못 분발을 자극하기도 한다. 현실 공간이 시의 세계에 들어오면 진실이 된다는 것을 귀뜸해 준, 김동원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서정시 200선」을 통해 한국 현대시의 다양 한 세계를 함께 공부한 텃밭시학 문우들께도 감사한다. 무엇보다 '제2의 인생'을 멋지게 살도록 격려해준 아내와 가족에게 고마운 인사를 보낸다. 끝으로 문청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부족한 내시를 뽑아준 심사위원님들과 <문장 21>에 감사드린다.
‘심사평.
이번 많은 응모작 중 유대식의 당선작「꽃나무」외 네 편은, 자연의 관찰을 통해 자신만의 서정의 무늬를 잘 직조하였다. 특히 「꽃나무」 는 ’북쪽 찬바람‘과 ’남쪽 봄바람‘을 대비시켜 인생의 고락을 연상 시킨다. 이런 시작 환유는 "매화" "웃고 빙그"는 좋은 청춘을 지나. "꽃받침 떨구는 흘러간 추억으로 기억된다. 누구에게나 '꽃나무'와 같은 시절은 있기 마련이다. 세월 속에서 한 번은 저마다 아름다운 "가을 단풍을 만난다.
「고향 생각」은 그리움의 시이자. 서정시의 본령을 잘 담고 있다. "흰쌀 곶감/ 순백의 모시“가 유명한 "상주시 외서면 봉강리"는 시인의 고향이다. 그 정겹고 아늑한 풍경은 시인에게 "정이 꽃 피는” 마을로 추억된다. 고향은 "부모님 모신 선산“이 있고, 저녁 무렵 "산그늘”이 내려오고, "노을 붉은 잔등 너머" "그리운 어머니 냄새“가 나는 곳이다.
심사위원 : 이문걸. 선용.김철, 김종, 윤일광, 김동원, 최철훈, 정유지
「꽃나무」 외. 유대식
폭설 내리는 북쪽 찬바람 / 따스한 남쪽 봄바람 /
매화 한 잎 두 잎 / 가지 새로 웃고 벙그네 /
연초록 겹겹이 껴입은 꽃받침 / 어디쯤에서 떨구겠지 /
가을 단풍은 천하일품 / 노을에 물든 구름처럼 붉네 /
겨울 흰 눈 가지에 쌓일 때 / 나목은 훌훌 제 몸 벗으리 /
매서운 골바람 몰아쳐도 / 버티고 버티어 가는 것 인생이라네 /
더우면 벗고 추우면 입는 / 꽃나무의 자태 외롭지만 경이롭네 /
「고향 생각」
흰쌀 곶감 / 순백의 모시 /
징(情)이 꽃피는 / 삼백(三白)의 땅 /
상주시 외서면 봉강리 / 새마실 나의 안태(安胎) 고향 /
논밭 과수원 길 / 뛰어놀던 곳 /
냇가 맑은 물에 / 고기 잡고 멱 감던 곳 /
부모님 모신 선산 / 산그늘 내려오면 /
노을 붉은 잔등 너머 / 한없이 그리운 어머니 냄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