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노인 무임 승차제도에 대해 말들이 많다. 해당 기관 지하철(서울, 부산, 인천, 대구, 광주, 대전 기타 경전철 등)의 적자가 노인 무임승차 제도 때문이라며 적자 손실 보전을 위해 운임을 올려야 한다. 손실 보전을 국가재정으로 부담해야 한다. 무임승차 연령을 늦추기 위해 노인 기준 연령을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무임승차 연령을 65살에서 70살로 올렸다. 대구는 도시철도 무상 이용 기준을 65살에서 내년부터 2028년까지 해마다 한 살씩 높인다. 대신 버스도 무상 이용 대상에 포함한 뒤 올해 75살로 시작해 해마다 한 살씩 낮춰 2028년 도시철도와 동일하게 70살 이상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제도는 65세 이상 노인이 지하철 이용 시 승차요금 전액을 무료로 이용하는 제도이다. 1980년 70세 이상 노인에게 승차 금액의 50% 지원을 시작으로 1년 뒤 노인복지법이 제정되고 1984년부터는 대통령 지시에 의해 65세 이상 노인에게 전액 지원해 주는 시행령이 제정된 이후 지금까지 시행되어 오고 있다.
지하철 승차시 전액을 지원하는 대상은 65세 이상 노인과 함께 장애인, 국가·독립유공자, 민주유공자 등이 있다. 그중에서 65세 이상 노인의 무임승차로 인한 적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서울 지하철 대부분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는 영업 손실이 크게 늘었다. 철도 통계연보에 따르면 2020년 1조 902억 원, 2021년 9385억 원의 손실을 냈다. 2021년 결산 기준 서울교통공사의 누적적자는 약 17조 원이다.
적자 규모가 점차 확대되면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운임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발표를 하다 보니 노인 무임 승차제도가 뜨거운 감자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노인 무임승차 제도 문제를 단순히 손익을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무임승차는 노인이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이동권을 보장하는 교통 복지이며, 이를 통해 얻는 사회적 편익도 분명히 있다. 서울연구원은 이를 2020년 기준으로 환산하면 연간 약 3650억 원 규모라고 추산했다.
노인 무임승차로 인한 적자 발생이 늘어난다고 하지만 일부에서는 “노인이 승차하지 않는다고 해서 지하철 운행을 하지 않을 것인가? 출퇴근 시간이 지나서 운행하는 지하철 대부분은 승객이 많지 않다. 승객이 없는 지하철에 노인이 승차한다고 적자라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한국교통연구원 보고서에서도 “지하철 운영 재정적자의 근본 원인은 적정한 수송 원가에 비해 낮은 운임을 징수하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이지,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로 인한 손실이 원인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유가 무엇이든 적자 발생이 나날이 늘어가는 것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다. 그렇다고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출생한 소위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 세대로 진입하는 시기에 단순히 무임승차 연령을 늦추기 위해 노인 기준 연령을 높인다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지하철이 없는 지역에 사는 노인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보다는 무임승차 연령은 그대로 두고 출퇴근 시간에만 정상 요금에서 일정액을 할인해 주거나 승차 횟수를 제한하는 방법은 어떨까? 물론 교통이동권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문제는 있을 수 있겠지만 출퇴근 시 지하철을 이용하는 분들은 대부분이 직업을 가지신 분들이라고 가정한다면 본인이 일부를 부담해야 할 것이다.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은 국가나 지방정부에서 공동으로 보전하여 기관 간, 계층 간 적절한 역할 분담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