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어릴 때만 해도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와도 말을 주고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했었는데 보란 듯이 현실화된 지금이다. 음식집에 가면 손님이 테이블에 앉아서 비치된 테블릿을 통해 음식메뉴를 선택하고 주문과 결제가 한 번에 가능(하이오더)한 전자기문화는 이제 무인카페, 무인마트, 승차권 예매, 홈뱅킹 등 키오스크(무인판매기)시대로 사회가 날마다 새롭게 변하고 있다.
AI와 더불어 세상을 변화시키는 기술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사과 농장에서 1분에 3개 이상 연속적인 과일 수확작업이 가능한 수확로봇과 수확된 과일을 선별장으로 운반하는 운반로봇 개발로 사과 생산과정을 기계화하고 자동화하는 혁신적 재배 관리 시스템이 수년 내로 현실화된다는 보도를 보았다. 이같이 산업현장에서도 로봇을 사용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갖출 수 없는 추세다. 기업들의 AI경쟁이 앞으로 어떤 미래를 그려 낼 것인가 주목된다. 수술로봇, 자율주행 자동차, 무인폭격기와 드론은 이미 실전에 투입되었고 지능형 로봇이 우리생활에 광범위하게 사용될 전망이다.
이제 곧 로봇이 군인을 대신하고 스마트 폰을 열고 말만하면 글이 되고 하늘을 나는 자동차, 말귀 알아듣는 TV, 드론 택배의 일상화 등 각 곳의 생활현장에서 문화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인간의 신체일부에 칩이나 센서를 부착시키고 의사와 무선으로 연결되어 센서에 의한 질병의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게 되고 불법주차나 음주를 하면 시동이 꺼지거나 문이 안 열리게 자동차 생산 공장에서 센서를 부착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제 사람들은 디지털세상에서 지식의 공유와 정보의 확산이 빨라지고 있다. 자신도 모르게 디지털 기기들과 항상 접해있어서 상당부분 개인 신상의 노출로 개인정보 보호가 절실한 시대지만, 이러한 세상에서 점점 이방인이 되어가고 있는 노년세대들이다. 역이나 터미널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은 노인들뿐이요 식당도 젊은이들은 맛집 찾아 예약하고 노인들은 뒷골목 된장집, 국수집 찾아 헤맨다. 식당 테이블에 설치된 하이오더 시스템의 태블릿 메뉴판 앞에서 당황하는 노인들, 관리자 없는 전 자동 시스템의 주차장에서 진땀 빼는 고령 운전자, 현금 못 쓰는 버스 탔다가 쩔쩔매는 노인, 금융정보화 시대를 맞아 대다수 국민이 온라인방식을 이용하지만 불편한 몸으로 은행을 찾고 순번 대기표를 뽑는 일 부터 경비원의 안내를 받아가며 차례를 기다리는 등 노인은 각종 정보시스템이나 자동화 프로그램에서 배제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어떤 선진국들은 디지털 혁명에 관련하여 나름 속도 조절을 한다고 들었다. 현찰 거래에 미련을 갖는 나라도 있고 컴퓨터 조기교육을 지양하는 나라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디지털문화에서 가장 선진국이다. 그러나 정보화 강국으로만 나아가는 길이 반드시 바람직한 길일까? 고성능 로봇이 우리의 친구인가 위협적인 존재인가? 감정이 없는 기계의 노예가 되는 사회에서 살아가기를 강요받는 현실이다. 인간다움을 지키는 근본적인 조치가 필요한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작은 실수나 착오도 허용되지 않는 딱딱한 기계 앞에서 쩔쩔 맬 수밖에 없는 노년세대지만 다행히도 스마트교육장인 ‘디지털 배움터’가 주민센터, 복지관 등을 중심으로 전국에 1,000여 개나 설치되어 있고 마음만 먹으면 정보화 교육장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세상의 변화를 감내할 수밖에 없는 수고와 고통은 구겨지는 자존심과 열등의식을 따질 형편이 아니다. 인내를 갖고 의욕적으로 배우고 익히며 더불어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