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광역시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성인 학력인정 문해교육프로그램인 대구내일학교(교장 강은희 대구광역시교육감) 제7회 졸업식이 22일 대구내일학교(대구제일중학교)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졸업식에는 늦깎이 중학과정 학습자 95명이 졸업의 영광을 안았다.
대구내일학교는 시대적 배경과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정규 학교교육을 받을 기회를 놓친 어르신들에게 무료로 제2의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초·중학교 학력인정 문해교육 기관으로 대구광역시 교육감이 설치 운영하고 있다.
이번 중학과정 졸업식은 코로나19 확산 위기 속에서 학습자들을 위하여 교육과정 조정, 방역물품 확보 등 코로나19 대응책을 마련하면서 지난해 2월 20일 1차 휴업을 시작으로 5차례의 휴업 연장과 2차례의 비대면 수업전환을 거쳐 어렵게 교육과정을 마무리하고 졸업을 하게 되었다.
코로나19로 가족과 지인들의 참석 없이 95명의 학습자와 담임강사만이 모여 교실에서 거행된 조촐한 졸업식이지만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위기를 딛고 이루어낸 만학의 결실이라 학습자들에게는 무엇보다 더 소중한 순간이었다.
졸업식은 식전행사로 10시부터 각 교실에서 대구교육정책 홍보 동영상, 졸업 경과보고 및 교육활동 영상, 시화집 원화영상 등을 시청하였다. 이어서 문해교육 강사들, 후배 재학생들, 학습자 가족들의 축하영상과 졸업생들의 졸업 소감, 교육감 축사 영상도 시청하였다.
10시 30분부터 2층 창의적 체험실에서 교육감이 졸업생들에게 졸업장(이수증)과 졸업시화집, 꽃다발을 개별적으로 수여하였다.
이번 졸업생들은 코로나19를 딛고 피어난 할머니, 할아버지의 만학 이야기인 졸업 시화집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를 발간하였다.
졸업시화집에는 늦깎이 학습자가 배움의 길에서 마주한 감동과 기쁨, 인생 황혼기에 새로이 배움을 시작한 용기가 고스란히 녹아든 글과 그림 95편에 만학도의 일상들이 오롯이 담겨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 졸업시화집에는 코로나19 때문에 학교를 못 가는 답답함을 손주를 돌보는 것으로 위로하는 할머니 이야기, 젊은 시절 놓쳤던 배움의 시간이 늦은 나이에 찾아온 것에 대해 아쉬워하면서 상급학교 진학을 꿈꾸는 70대 중학생 이야기, 낯선 영어 단어를 술술 읽어낼 때 돌아가신 아버지가 보고 싶었다는 일흔의 딸 이야기 등이 들어 있다.
중학과정 졸업자 김현숙(69세) 학습자는 “칠십을 바라보면서 지금처럼 행복했던 순간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 “남편의 도움과 자식들의 응원으로 부끄러움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중학교를 졸업한다. 백세시대에 건강만 허락한다면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졸업한 후 꼭 대학교까지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가족들은 손 편지, 영상, 문자를 통해 “엄마가 하시는 모든 일을 항상 응원해요”, “꽃보다 예쁜 할머니 졸업 축하합니다”, “여보, 당신!, 할머니, 어머님 졸업을 축하합니다. 사랑합니다”라며 새로운 출발점에 선 늦깎이 학습자들에게 축복의 메시지를 전했다.
강은희 교육감은 “코로나19 어려움 속에서도 학습자님들이 슬기롭게 개인방역에 동참해주시고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주신 덕분에 중학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안전한 졸업식을 맞이하게 되어 더 큰 마음으로 졸업을 축하드리고 싶다. 2021년에도 배움의 기회를 놓친 분들이 같은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안전한 환경 하에 대구내일학교를 알찬 교육과정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