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 저일 바빠도 봉사는 줄겁다.
연초부터 해야 할 마을 사업들이 미루어지다 요즘 한꺼번에 몰리니 이장님은 눈코 뜰 새가 없다.
1. 화장실 공사
설 인사로일 마을을 찾아오신 이철우 도지사님께서 재래식 화장실을 철거하고 새 화장실을 약속하셨다. 예산은 벌써 마련되었는데 공사가 차일피일 미루어지다 추석을 지나 한다고 한창 준비 중이다.
(1) 방송실 이전
바깥에 따로 마련한 방송실이 새 화장실 짓는 데 지장이 있어 옮겨야 하는데, 방송실 기기를 담당하는 사장이 옮기는 김에 실내로 옮기라고 권한다.
옮기기는 잘 옮겼는데 방송을 해보니 핸드폰으로 하는 방송은 울림이 심해 연락을 하니 방송 사장님이 상중이라고 세어서 방송할 일이 생기면 그때마다 회관으로서 마이크를 이용해 방송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휴대전화로 한 방송이라 장소 관계없이 편하게 방송을 했는데......
(2) 가스 배관
가스레인지용 가스통 2개도 화장실 공사로 옮겨야 한다. 포크레인으로 옛날 화장실을 철거하면서 가스 배관을 다칠 염려가 있다고 해서 가스 사장에게 연락하니 이참에 가스 배관도 새로 하자고 하면서 가스통만 빼서 옮겨놔 달라고 한다.
(3) 소유자 확인
회관, 화장실 등 건물과 땅이 모두 당시의 경로당 회장님 명의로 되어 있다. 당시 회장님은 돌아가시고 자녀들이 상속하면서 어머니와 자기들 공동 소유로 해놓아 업자에게 연락이 오면 가족관계증명서 등 필요 서류를 해 보내느라 또 바쁘다.
2. 대한노인회 전국모범경로당 선정 현판식
우리 마을 경로당이 전국모범경로당에 선정되었다. 그래서 지난 9월 17일에 현판식을 하였다. 경로당 총무를 겸하느라 여기저기 의논하고 준비하느라 혼자서 눈코 뜰 새가 없었다. 어지간히 연락했는데 도의원님에게 연락을 못 했더니 참석하신 도의원님이 한 말씀 하신다. 다음에는 1등으로 초청해 달라고...
3. 마을유래석 설치
면사무소 공문에 의해 마을 유래석 내용을 제출했더니 우리 마을이 선정되었다. 군청에서 최종 결정이 되고 우리 마을과 다른 마을이 시범적으로 먼저 설치하게 되었다. 대구의 업자가 선정되었는데 돌 공장은 칠곡 왜관에 있다고 와서 보라고 하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 사진으로 대신했다.
유래석을 설치할 장소도 마을 입구 화단에 풀이 많이 나서 노인봉사단을 동원해 10월 10일 아침에 풀을 베어내고 주위를 깨끗이 하기로 의논을 했다.
이곳에 있는 이정표들을 옮길 일도 만만치 않다.
마을에서 마을 가꾸기 사업으로 설치한 공식 이정표 외에 그 후에 생긴 리조트, 파크골프장, 천연기념물 안내판 등 3개가 더 생겨 옮겨야 하기 때문이다.
4. 용곡지 둑 공사
용곡지 저수지 물을 많이 저장하기 위해 둑을 몇 차례 높이다 보니 저수지 둑이 약해 안쪽에 돌(사석)을 박는 작업을 한다고 한다.
벼농사가 끝이나 업자가 공사를 시작하려고 물을 빼달라는 연락을 받고 저수지 경작자 회장에게 연락하니 마늘과 양파 농사짓는 농가에서 물이 필요한데 걱정이라고 한다. 경작자를 모아 회의를 하고 날짜를 정할려고 하는데 뭐가 잘 안된다. 그래서 이 사업은 경작자 총무에게 위임하고 이장은 급한 일이 생기면 연락해 달라고 하고 물러섰다.
5. 경상북도 마을 이야기 박람회 참석
올해 박람회가 10월 13일부터 사흘간 상주에서 열리는데 문화관광과에서 우리 마을을 추천해 지난 7월부터 준비를 하고 있다. 7월 29일자 주관인 대구신문에 전면으로 우리 마을이 소개되기도 했다.
이번 주말에 행사가 치러지는데 첫날 먹거리 한마당과 이튿날 문화공연 한마당은 어지간히 준비를 했는데 아직도 할 일이 태산이다.
문화공연 한마당 발표 때 주민들이 30명 가기로 했는데, 군청에서 버스를 마련해 주는데 기사가 정해지지 않아 출발 시각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또 마을에서 참가하는 주민들에게 차내 간식과 점심과 저녁 식사 등도 의논해야 한다. 마을 경비를 써야 해서 이장 마음대로 할 수가 없는 일이다.
6. 어르신 골든벨 참석 인솔
한글교실을 담당하는 청도군평생교육지도자협의회 회장님이 올해도 어르신 골든벨 참가를 권한다. 지난 두 번의 참석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예상문제를 입수하지 못해 아쉬웠다. 올해는 예상문제까지 구해준다. 10월 13일 상주에서 개최되는 행사에 인솔도 하고 나도 청도군 선수로 참석한다. 올해가 세 번째이니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
이런 굵직한 일 외에도 면사무소에서 수시로 오는 공문을 알려야 하고 그 외의 자질구레한 민원을 상대하면 정신이 없다. 이장 일지를 가지고 다니며 적지 않으면 잊어버리기 때문에 항상 일지가 든 가방을 들고 다녀야 한다.
올해말이면 2년 임기를 두 차례나 봉사한 4년이라 이장 자리를 내놓을 예정이다. 마을에 이장 희망자가 있었으면 좋겠다.
70이 넘은 나이에 여러 일들이 겹치니 바빠서 정신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