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시니어] (281) 마음이 육체의 주인이다
[원더풀 시니어] (281) 마음이 육체의 주인이다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4.10.07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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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픽사베이
사진 출처 픽사베이

 

장자와 혜자가 호수의 돌다리 위를 지나가다가 장자가 말했다. “피라미가 나와서 한가로이 놀고 있으니 이게 바로 물고기의 즐거움이라네.” 혜자가 말했다. “자네는 물고기가 아닌데, 어떻게 물고기의 즐거움을 알고 있단 말인가?” 장자가 말했다. “자네는 내가 아닌데 어떻게 내가 물고기의 즐거움을 알지 못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혜자가 말했다. “내가 자네가 아니기 때문에 자네를 알지 못하는 것처럼 자네는 물고기가 아니므로 물고기의 즐거움을 알지 못하는 게 분명하네.” 장자(莊子)의 인생이야기 중의 하나다.

우리가 주변에서 일어나는 어떤 상황을 눈으로 보면서 느끼는 것은 마음의 판단이다. 따라서 눈으로만 보고 마음으로 보지 않으면 안 된다. 흔히 상대방의 마음도 나와 같을 것이라는 착각에서 자기 마음대로 쉽게 처신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우리는 서로 상대방의 마음을 모른다. 그래서 실수나 잘못될 경우가 너무 많아서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는 속담도 있다.

우리의 삶은 모두 마음에서 비롯된다. 마음은 바로 육체와 정신을 이어 주는 연결고리로서 마음이 생각을 낳고 생각이 바깥으로 나타나면 행동이 된다. 마음이 육체를 도구로 활용하기 때문에 육체는 껍데기일 뿐 마음이 육체의 주인이다. 그래서 무슨 일이든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게 된다. 따라서 남의 행동을 제대로 알려면 눈에 보이는 현상만 보지 말고 그 현상이 어떤 마음에서 비롯된 것인가 보아야 한다.

우리는 흔히 잊어버려야 할 사소한 문제로 가끔 마음을 애태우곤 한다. 쓸데없는 근심 걱정으로 시간과 정력을 낭비한다. 그래서 걱정도 팔자란 말이 있다. 애써 문제를 만들어서 자기를 괴롭히는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몹시 화가 나는 일도 어쩌면 과장된 자신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사는 동안 정신적, 육체적 문제 등에서 예기치 못하게 여러 가지 일에 직면하는데 감정이 아닌 냉정한 판단에 의한 적극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지난 일 오래 마음에 담아두지 말자. 세월이 흐르면 모두 잊어버릴 일들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해서 자신을 좌절로 고통으로 슬픔으로 구속해서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을 헛되이 낭비해서는 안 된다.

좋고 나쁨의 기준을 남과의 상대적 비교에서 찾으려 하지 말자. 정말 조심해야 할 일은 남이 보지 않는다고 나 자신을 속이는 일이다. 고통도, 슬픔도, 좌절도 피할 수 없는 인생살이요 행복도 우연히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오래 살기는 선택할 수 없지만 보람 있게 살기는 선택할 수 있다. 가까이 있어도 마음에 없으면 먼 사람이고, 멀리 있어도 마음에 있으면 가까운 사람이니 사람과 사람 사이도 거리가 아니라 마음이다. 흐르는 세월은 어쩔 수 없어도 마음이 가는 길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