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노화](13) 세계 장수 지역, 장수인의 공통점은?
[건강 노화](13) 세계 장수 지역, 장수인의 공통점은?
  • 전용희 기자
  • 승인 2024.12.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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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장수 지역 블루존은 어디?
- 장수인 공통점은?
- 장수 비법에 대한 논쟁
-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세계 장수 지역은 어디며, 주요 특징은 무엇인가?

블루존(Blue Zone) 정의

블루존은 신체 활동, 낮은 스트레스, 풍부한 사회적 상호 작용, 지역산 자연 식품 혹은 통식품(whole-food) 식단, 낮은 질병 발생률을 결합한 라이프스타일로 인해 사람들이 8,90세를 넘어서도 예외적으로 오래 산다고 알려진 세계 지역을 일컫는다. 블루존의 예로는 일본 오키나와현, 이탈리아 사르데냐의 누오로주, 코스타리카의 니코야 반도, 그리스의 이카리아가 있다. 이 이름은 과학자들이 지도에 파란색 펜을 사용하여 장수 인구가 있는 마을을 표시했는 것에 유래한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신뢰하는 데이타베이스인 PubMed Cental 소스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지역에는 각각 90세와 100세 이상을 사는 사람들인 90대와 100대 노인의 비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블루존 개념은 댄 부트너(Dan Buettner)와 그의 연구팀이 장수 지역을 조사하면서 대중화시킨 것이다. 블루존 지역의 주민들은 평균보다 더 높은 기대수명과 건강한 삶의 질을 유지하며, 이 지역들은 주로 이래와 같은 5곳으로 알려져 있다. 

거북이는 장수 동물로 알려져 있다. 사진=픽사베이
거북이는 장수 동물로 알려져 있다. 사진=픽사베이

 

◆블루존은 지역마다 독특한 생활 방식과 문화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들 지역의 수명에 대한 주요 특징을 찾아본다. 

일본, 오키나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비율의 100세 이상 노인이 살고 있다. 특히 여성 고령자가 많다.  대표적인 장수식품은 지방을 제거한 삶은 돼지고기, 녹황색 채소, 콩, 두부, 다시마, 해초이며, 하라 하치 부(腹八分, 80%만 배부르게 먹기) 철학을 실천한다. 또한 모아이라고 불리는 사회적 지원 그룹을 통해 삶의 목적 개념과 강한 유대감을 유지하는 것이 장수의 비결로 꼽힌다.

대체로 여유 있는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깨끗한 공기와 햇빛이 있는 야외에서의 충분한 운동과 강한 영적인 신념 또한 삶의 활력을 유지하는 원동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1세기 들어 실질적인 기대 수명이 저하됐다는 의문이 제기됐으며, 남자 수명은 일본 47개 지역에서 26위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사르디니아

사르디니아의 오글리아스트라(Ogliastra) 지역의 특히 남성 장수자가 많은 산악 지역이다. 지중해식 식단과 목축업 중심의 활동적인 생활 방식이 특징이다. 대부분 농업과 목축업에 종사하며, 일상적으로 걷기, 등산과 같은 신체 활동을 수행한다. 이런 자연환경 속에서 신체 활동이 심혈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인다. ​

채소, 통곡물, 페코리노 치즈, 적포도주가 주된 식단이며, 가족 간 강한 유대감이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기여한다​고 보여진다. 

장수 비결은 건강한 식단, 활동적 생활, 강한 사회 유대, 긍정적 삶의 태도, 그리고 유전적 특성의 조화로 이루어졌다.

코스타리카, 니코야 반도

코스타리카 서부 반도인 이 지역 주민은 만성 질환과 암 발병률이 낮다. 옥수수, 콩, 호박, 열대 과일 같은 자연 식품 중심 식단과 깨끗한 물을 마시며, 규칙적인 신체 활동과 종교적, 가족적 유대가 강한 특징이 있다. 이러한 생활방식은 코스타리카 평균보다 높은 기대수명을 보장하며, 100세 이상 장수하는 사람들이 많다.

노년까지 정기적으로 육체 노동을 하며 '인생 계획(plan de vida)'으로 알려진 삶의 목적의식을 갖고 있다고 한다. 식습관, 신체 활동, 사회적 지원, 그리고 긍정적 생활 태도가 결합된 결과로 장수하는 마을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로마 린다

로스앤젤레스 동쪽 100km 정도 떨어진,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 공동체가 있는 이 지역은 채식 위주의 식단과 금연, 금주 생활방식을 철저히 따른다. 이는 심혈관 질환과 암 발병률을 낮추며, 미국 평균보다 현저히 높은 수명을 기록하고 있다​. 종교적 신념을 바탕으로 스트레스 관리를 하는 게 장수 요인으로 지목된다. 

대표적 장수식품은 견과류, 씨, 전곡류, 저지방 요구르트이다. 육류 소비를 제한하거나 피하는 특징이 있다.

건강한 식습관, 적당한 신체 활동, 종교적 신념, 그리고 사회적 지원 시스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리스, 이카리아

그리스 에게해에 있는 섬으로, '사람들이 죽는 것을 잊는 섬'이라고 불리며, 90세 이상 노인 비율이 높다. 올리브 오일, 콩류와 채소를 포함하는 지중해식 식단으로 심혈관 질환과 치매 발생률이 낮고 평균 수명이 높다. 정기적인 신체 활동, 낮잠과 같은 낮은 스트레스 생활방식이 특징으로 꼽힌다. ​

■댄 부트너가 그의 저서 '블루존(The Blue Zones)'에서 표시한 위 5개 지역 외에도 이탈리아 캄포디멜라, 영국 먼태큐트(Montacute), 중국 바마, 파키스탄 훈자 등 블루존으로 인식되는 다른 지역이 있다. 

 

블루존 공통점은?

블루존에 사는 사람들은 통식물성 식품으로 가득 찬 식단을 섭취하는 것이 특징이다.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 중 하나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주로 95%가 식물성 식단을 섭취한다는 것이다.

대부분 집단이 엄격한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한 달에 5번 정도만 고기를 먹는 경향이 있다. 붉은 고기와 가공육을 피하면 심장병, 암 및 기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보여준다. 

대신 블루존의 식단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풍부하다.

●야채: 섬유질과 다양한 비타민과 미네랄의 좋은 공급원이다.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으면 심장병, 암 및 사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콩류: 콩류에는 콩, 완두콩, 렌틸콩, 병아리콩이 포함되며, 모두 섬유질과 단백질이 풍부하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콩류를 섭취하면 사망률이 낮아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통곡물: 통곡물에는 섬유질도 풍부하다. 통곡물을 많이 섭취하면 혈압이 낮아지고 대장암과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이 줄어드는 것과 관련이 있다. 

●견과류: 견과류는 섬유질, 단백질, 다중불포화지방산의 좋은 공급원이다. 건강한 식단과 함께 섭취하면 사망률이 감소하고 대사증후군을 역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블루존의 공통적인 다른 습관으로는 칼로리 섭취를 80% 정도로 줄이고 소식을 하는 경향이 있다. 알코올 섭취를 절제하며, 적당한 알코올 소비의 유익한 효과는 알코올의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적포도주는 포도에서 많은 항산화제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장 좋은 알코올 종류라고 지적한다.

하루에 적포도주 1~2잔을 마시는 것은 이카리아와 사르디니아 블루 존에서 특히 흔하다고 밝혔다.

식단 외에도 운동은 노화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밝혔다. 블루존에서 사람들은 헬스장에 가서 의도적으로 운동하는 대신, 원예, 산책, 요리 및 기타 일상적인 집안일을 통해 일상 생활 속에서 이루어지는 특징을 가진다.

충분한 수면은 물론이며, 이카리아와 사르디니아에서는 자주 낮잠도 자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들은 지중해 나라들로 '시에스타(siesta)'를 실행하는 나라로, 이는 심장병이나 사망 위험에 대한 부정적 효과가 없다고 했다. 낮잠은 30분 이하가 유익하며 그 보다 긴 낮잠은 심장병과 사망 위험을 증가 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많은 연구에서 7시간이 적정 수면 시간으로 보고했다. 

식단, 운동, 휴식 외에도 블루존에는 여러 가지 다른 사회적 및 라이프스타일 요소가 공통적이며, 이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장수에 기여할 수 있다. 미국 건강 전문 매체인 '헬스라인(healthline)'의 12월 3일자로 갱신된 글, '블루존 사람들이 세계 다른 지역보다 오래 사는 이유(Why People in Blue Zones Live Longer Than the Rest of the World)'에서 위 공통점외에 다음과 같이 다른 이유를 제시하기도 했다. 

첫 번째는 종교적 또는 영적인 삶이다. 블루존은 일반적으로 종교적인 커뮤니티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종교적인 것은 사망률이 낮은 것과 관련이 있다. 이는 사회적 지원과 우울증 발병률 감소 때문일 수 있다.

다음은 삶의 목적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블루존의 사람들은 오키나와에서는 '이키가이(ikigai)', 니코야에서는 '인생 계획(plan de vida)'으로 알려진 삶의 목적을 갖는 경향이 있다. 이는 심리적 안녕을 통해 사망 위험이 감소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이키가이는 삶, 인생을 뜻하는 이키(生き)와 가치 있게 여겼던 조개껍질에서 유래된 가이(甲斐)의 합성어로 ‘살아가는 가치, 인생의 즐거움이나 보람’ 정도로 풀이된다. 일본의 독특한 문화로 영어로는 정확히 번역할 수 없어 이키가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플랜더비다'도 목표를 정하고 활기차게 삶을 이어가는 것이다.

다음은 사회적 연결감이다. 많은 블루존에서는 노년층과 젊은층이 함께 산다. 조부모는 종종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는 더 오래 살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졌다. 다음으로 건강한 사회적 네트워크이다. 예를 들어, 오키나와에서 '모아이'라고 불리는 사회적 네트워크는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지역들에서 발견된 생활습관과 요인은 과학적 연구와 경험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입증됐다고 참고 문헌으로 뒷받침했다. 블루존 관련 연구들은 부트너의 책과 논문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제 학술지에서도 검토된 바 있다.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은 약간 다르지만, 대부분 식물성 식단을 먹고,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적당한 양의 술을 마시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좋은 영적, 가족적, 사회적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라이프스타일 요인은 모두 장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수 비법에 대한 논쟁

장수하는 블루존이라는 개념은 과학적 증거가 없고, 21세기에 제안된 최초의 블루존 중 하나인 오키나와에서 기대 수명이 상당히 감소했다는 점에서 도전을 받았다. 

블루존에 대한 원래 논문의 저자 중 한 명인 미셸 풀랭은 2011년 오키나와의 장수 주장을 검증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했지만, 많은 기록이 2차 세계 대전을 살아남지 못해 주민들이 보고한 만큼 나이가 많았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코스타리카의 블루존은 현재 재검토되고 있으며 코호트(cohort) 효과의 결과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호트는 특정한 기간에 태어나거나 사망을 한 사람들의 집단과 같이 통계상의 인자를 공유하는 집단을 일컫는다. '과학-기반 의학(Science-Based Medicine)'에 기고한 해리엇 홀은 블루존의 노인에 대한 통제 연구는 없으며, 블루존 식단은 엄격한 과학적 방법을 통한 증거가 아닌 추측에 근거한다고 말했다.

이런 블루존 논쟁의 핵심은 첫째, 인구 통계 신뢰성 문제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출생기록과 사망기록이 정확하지 않아 실제로 장수 인구가 과대평가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다음은 일반화의 문제이다. 블루존의 생활방식과 식단이 다른 지역에서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다르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원인과 결과 혼동이다. 장수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요소들이 실제로 장수의 결과일 수도 있다는 비판이 있다. 예를 들어, 건강한 노화가 더 좋은 식습관과 활동성을 가져왔을 가능성도 있다.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블루존의 개념은 건강한 생활방식을 고민하고 개선하려는 출발점으로 유용할 수 있다. 논란을 고려하면서 블루존의 교훈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개인 선택의 몫이다. 

일반적인 건강 원칙은 채택할 수 있겠다. 식물성 중심 식단, 꾸준한 신체 활동, 강한 사회적 유대 등과 같은 블루존의 공통된 특징은 대체로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특정 지역의 특수성을 맹목적으로 따르기보다는 일반 원칙을 일상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다. 개인의 상황을 고려하여 블루존의 생활방식을 자신의 유전적, 문화적, 환경적 배경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학적 태도를 유지하며, 블루존과 관련된 정보를 맹목적이기 보다는 선택적으로 받아들인다. 갑작스러운 변화보다는 일상에서 실천 가능한 작은 습관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블루존에 대한 논쟁은 건강 노화를 위한 완벽한 답을 제시하지 않지만, 이를 통해 개인의 생활방식을 검토하고 개선할 기회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학적 논란은 새로운 연구와 대화를 통해 발전하는 과정의 일부로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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