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에 있는 텍사스 메디컬 센터 (TMC: Texas Medical Center)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의료 및 의학 연구 단지로, 세계에서 가장 큰 메디컬 센터이다. 큰 규모로 인하여, '의료-미니 시티'란 별명을 가지고 있다. TMC는 21개의 병원, 8개의 전문 연구소, 8개의 대학 연구소, 4개의 의대, 7개의 간호학교, 그리고 3개의 공립 보건 기구를 포함하고 있다. 부속 의대로는 베일러 (Baylor) 의과대학, 텍사스대 건강과학 센터, 텍사스 A&M 의대 등이 있고, 병원은 MD 앤더슨 암 센터, 텍사스 어린이 병원, 휴스턴 메소디스트 병원, 메모리얼 허먼-텍사스 메디컬 센터 등이 모여있다. 대표적 집중형(centralized) 의료 단지이다. TMC는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대규모 의료 중심지로서, 고급 의료 서비스와 첨단 의학 연구를 결합하여 많은 환자들에게 유명세를 얻고 있다.

세계 최대의 어린이 병원과 암 병원을 포함한 54 개의 회원 기관이 있으며, 약 12만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고, 매년 약 천만 명의 환자들이 이용하고 있다. 매일 20만 명에 가까운 인원들이 방문한다고 한다. 

내년에 센터 건립 100 주 년이 되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TMC는 처음에는 단 하나의 병원에서 출발했다. 그 발자취를 간단히 돌아본다. 

 

1925년 개원한 예전 허먼 병원은 텍사스 메디컬 센터가 될 곳에서 처음으로 운영된 병원이었다. 19세기 시민 리더이자 박애가인 조지 허먼 (George Hermann)이 기증한 땅에 지어졌으며, 병원 명칭은 그의 이름을 따라 지었다. 병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시립 공원으로 지정되었다.

1942년에 TMC의 첫 번째 회원 기관인 MD 앤더슨 암 및 연구 병원이 시민 리더, 은행가 및 면사무업자 몬로 던어웨이 앤더슨 (Monroe Dunaway Anderson)의 이름을 따라 설립됐다. 이 병원은 1944년 휴스턴 시내에 개원한 후, 1950년 현재 위치로 이전하였다. 세계적 수준의 암 치료로 명성을 쌓아왔으며, 1971년 국립 암법 (National Cancer Act)에 따라 미국 내 3개의 종합 암 센터 중 하나로 지정됐다. MD 앤더슨은 1990년 미국 뉴스 & 월드 레포트에서 베스트 병원 순위를 발표한 이후 암 치료 부문에서 1위 또는 2위를 차지하고 있다.

1943년 의료 센터 건설을 위해 공원 일부를 사용하기로 시민들의 투표에 의해 결정됐다. 베일러 의대도 달라스에서 휴스턴으로 이전하여 회원 기관이 됐다. 이 대학교는 1947년 텍사스 의료 센터의 첫 번째 건물로 이전하였다. 1969년에는 베일러 대학교로부터 분리되어 독립적인 대학이 되었다. 1949년 블루 버드 서클은 소아 신경학 클리닉을 개설했다. 

1951년 메소디스트 병원이 텍사스 메디컬 센터에 개원했다. 이 병원은 공식적으로 1919년 창립되었으며, 오스카 노스워시 (Oscar Norsworthy) 박사가 노스워시 병원을 메소디스트 장로교에 양도하면서 설립되었다. 2013년 '휴스턴 메소디스트 병원'으로 명칭을 변경하여 미국 내 다른 메소디스트 병원들과 구별하고 있다. 1954년 텍사스 어린이와 성 루크병원이 개원했다. 텍사스 어린이 병원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미국 최대의 어린이 병원으로 성장했다. 성 루크 에피스코팔 병원도 같은 해에 개원했다. 이 병원이 나중에 '세인트 루크스 헬스'가 됐다.

 

1962년 텍사스 심장 인스티튜트는 심장 외과 의사 덴턴 쿨리 (Denton Cooley)가 설립한 연구 및 교육 센터로, 성 루크 에피스코팔 병원과 텍사스 어린이 병원과 제휴하고 있다. 쿨리 박사는 1968년 미국에서 최초로 성공적인 심장 이식 수술을 집도했고, 이듬 해에는 세계 최초로 인공 심장 이식을 시도한바 있다. 1965년 마이클 E. 드바키 박사는 미국 방송에서 방영된 최초의 수술을 진행했다. 그는 메소디스트 병원에서 환자의 심장에 인공 대동맥판을 삽입하는 수술도 수행했다. 1968년 마이클 E. 드바키 박사는 메소디스트 병원에서 최초의 다기관 이식을 이끌었다. 70명의 의사, 간호사 및 수술 기술자로 구성된 다섯 개의 수술 팀이 한 명의 사망한 기증자로부터 심장, 폐 및 콩팥을 네 명의 환자에게 이식하는 데 참여했다. 이 작업으로 메소디스트 병원은 최초 심장 이식을 기록했으며, 또한 휴스턴에서의 최초의 폐 이식(세계에서 여섯 번째) 기록이 됐다. 

2014년 TMC는 혁신을 시작하였다. 회원 기관 간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다섯 개 계획을 포함하고 있다. TMC 혁신으로 의료 기기, 디지털 건강 및 암 치료제 회사들에게 자원을 제공했다.

2021년 TMC 프로젝트를 위해 땅을 개척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브레이스 베이유와 올드 스페인 트레일 사이의 37 에이커 규모의 건강 의생물학 연구 캠퍼스이다. 의료 센터, 베일러 의과대학, 텍사스 A&M 대학교 건강 과학 센터, UTHealth 휴스턴, 텍사스 대학교 MD 앤더슨 암 센터가 이 프로젝트에 협력하고 있다.

* 이 연혁은 휴스턴 크로니컬(Houston Chronicle)을 참조하여 작성했다.

 

TMC 소속 병원 중에서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병원은 아무래도 MD 앤더슨 암센터이다. 그 이유는 지난 1999년 모재벌 회장이 이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터였다.  그때 치료를 맡아서 화제가 됐던 사람은 전)국립암센터 이진수 원장이었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이 원장은 1979년 미국으로 건너가, 1982년부터 MD 앤더슨 병원에서 2001년까지 암 진료와 연구를 했다. 2001년 9월 국립암센터로 옮겨, 2008년 6월 원장으로 취임했다. 2001년 '미국 최고의 의사'로 선정된 바 있다. 

MD 앤더슨은 575개의 병실을 가지고 있는데, 모두 크기가 같은 4~5평 정도로 1인실이다. 텍사스 주지사가 입원하나, 가난한 사람이 입원하나 같은 크기의 병실을 쓴다고 한다. 환자당 병실은 한 개로 한정되며, 2 개를 빌리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한국의 모 기업 회장이 이곳을 찾았을 때도 병실 크기가 작아 적잖이 놀랐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MD 앤더슨의 진료비는 비싸지만, 돈이 없다고 병원 이용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외국인 환자와 부자들의 통큰 기부가 운영에 한 몫을 차지 한다. 한 부자는 퇴원하며 5백만 달러를 쾌척한 적도 있다. 그 외에도 여러 기부자가 있다. 병원 곳곳에는 기부자들의 이름이 적힌 표지판이 붙어 있다. 저소득층 암 환자가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병원에서 제공하는 자선 진료 혜택때문이다. 전체 수입의 10% 정도를 자선 진료에 쓴다고 한다. 

휴스턴 메소디스트 병원 현관에는 전 미국 대통령을 지낸 아버지 조지 부시 부부의 초상화가 있다. 조지 부시는 생일을 맞으면 스카이 다이빙을 했다. 그 때마다  부시의 친구들이 50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6억원)를 모아서 병원에 기부했다고 한다. 

이곳 휴스턴에서는 각종 자선 골프대회를 병원 이름으로 개최하고, 그 수익금을 기부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유명인들도 이벤트에 참석하여 기부금 액수를 늘리는데 한 몫을 한다. 텍사스주에 있는 많은 석유회사들도 기부에 빠지지 않는다. 각종 단체나 기관에서 주는 연구비, 환자와 독지가들의 한 해 기부금 총액이 수 천억원을 넘는다. 이런 사실이 MD 앤더슨을 세계 최고 암센터로 만든 원동력이 아닐까.

휴스턴 의사 오케스트라로서 설립된 텍사스 메디컬 센터 오케스트라는 2000년 11월에 설립되었으며, 건강 전문 직종에서 유래된 몇 안 되는 오케스트라 중 하나이다. 오케스트라의 구성원으로는 의사, 치과 의사, 간호사, 의과 대학생, 생물 의학 연구원, 사회복지사 및 기타 건강 전문가들이 포함되어 있다.

지난 6월 29일(토) 오후 8시 반에 휴스턴 허먼 공원에 있는 밀러 옥외 극장에서 "헐리우드 랩소디'란 제목으로 설립자 및 예술 감독 리비 레벨(Libi Lebel)의 지휘 아래, 클래식 영화 음악으로 청중들이 환호하는 연주를 선사하며 열광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