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옛 지명을 찾아서
문화 예술 취재팀은 옛 지명을 찾아 이름에 숨은 뜻을 취재해 알리기로 했습니다.
옛 지명에는 사연이 있을법한 이름이 많습니다. 이름을 지을 때 땅의 생김새에서 짓기도 하고 사람과의 인연에 따라 짓기도 합니다. 김춘수 시인은 꽃을 두고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는 뜻이겠지요. 이름을 부여하므로 비로소 자리매김이 되는 것입니다.
충북 청주에 '비상리(飛上里)'와 '비하리(飛下里)'라는 마을이 있습니다. 청주 공항이 들어서기 훨씬 오래전부터 있는 마을 이름입니다. 이곳에 비행장이 들어서고 이륙하는 쪽 동네 이름이 '비상리(飛上里)'가 되고 비행기가 착륙하는 활주로 끝에 있는 마을 이름이 '비하리(飛下里)'가 되었습니다. 항공기가 바람을 안고 이착륙을 해야 하는 방향까지도 정확히 내다본 것입니다.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위치와 땅 이름까지 옛 선조들이 붙여놓은 이름과 일치하고 있다니 놀라운 예지력입니다.
필자의 고향인 달성군 구지면에서 오설리로 가자면 안촌리를 지나 서낭당이 있는 작은 고개를 넘어야 합니다. 그 고개 이름이 물넘이 고개입니다. 그곳으로 물이 넘어가리라 어느 누구도 예상치 못했습니다. 1960년대 달창 수리조합에서 징 동 마을 몽리구역(蒙利區域)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물넘이 고개에 보(洑)를 설치하고 물길을 만들어 물이 넘어갔습니다. 옛 선인의 예지에 감복할 뿐입니다.
우리 지역에 사라져가고 있는 옛 지명을 찾아 애틋한 사연이 있을 법한 마을의 전설을 찾아 문화 예술 취재팀이 발굴해 세상에 내놓으려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문화 예술 취재 팀장 방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