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배롱나무 꽃 옆에
하얀 배롱나무 꽃도 피어
배롱나무 꽃이 잘 어우러져 피었다
하얀 배롱나무 꽃도 피어
배롱나무 꽃이 잘 어우러져 피었다
지난 6일 <휴스턴에도 배롱나무 꽃이 피었다> 포토 뉴스를 올릴 때는 붉은 꽃만 피었었다. 옆에 있는 배롱나무에는 꽃이 피지 않아 좀 이상하다 싶었는데. 얼마 전에 보니 그 나무에서는 붉은 꽃이 아닌 하얀 꽃이 피어났다. 한국에서는 하얀 꽃을 보지 못해, 하얀 배롱나무 꽃을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이제 제법 많이 피어 옆에 있는 붉은 꽃과 잘 어우러진다.
붉은 꽃과 하얀 꽃이 어우러져 사이좋게 맵시를 뽐내는 듯하다.
'어우러지다'라는 우리 말이 참으로 아름답게 느껴진다. 어우러지다의 명사형은 '어울림'으로, 사전적 의미는 '이것 저것이 모순됨이 없이 서로 잘 어우르게 하는 것' 혹은 '두 가지 이상의 대상이 서로 알맞게 조화를 이루는'으로 돼있다. 여기서 조화의 의미는 '서로 잘 어울림', 서로의 의미는 '관계를 이루는 둘 이상의 대상 사이에서, 각각 그 상대에 대하여, 또는 쌍방이 번갈아서'이다. 그렇다면 어울림의 의미는 '두 가지 이상의 것이 번갈아서 잘 어울림'으로 볼 수 있겠다.
어울림이란 하나의 특성이 희생된 채로 둘 또는 여럿이 합쳐져서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다. 어울린다는 것은 나도 있고, 너도 있고 다 같이 존재함으로써 생기는 '다양성의 화합' 혹은 '다양성의 통일'이 아닐는지. 하나의 개체가 다른 개체를 파괴하거나 손상하지 않은 채, 전체로서 조화(harmony)를 이루는 것이리라.
어우러져 꽃을 피우는 배롱나무의 지혜를 우리는 배울 수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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