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시니어] (282) 노후의 여생을 위한 안식처는
[원더풀 시니어] (282) 노후의 여생을 위한 안식처는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4.10.14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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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과 약사가 상주하는 이시아요양병원 내부 모습. 정지순 기자
약국과 약사가 상주하는 요양병원 내부 모습. 시니어매일 DB

 

오래전 남해안의 작은 도시에서 70대 노인이 90대 노모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충격적 사건이 있었다.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나고 자신도 지병 악화로 노모를 모시기 힘들게 되자 수도권에 있는 5자녀를 차례로 찾아가 보았지만 모두 할머니를 모실 수 없다고 하자 아내의 무덤 앞에서 노모를 목 졸라 죽이고, 넋 나간 사람이 되어 어머니를 더이상 고생 시킬 수 없었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길거리를 헤맸다는 신문 보도가 있었다.

노인 인구가 급속히 불어나 초고령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노인은 누구나 나이가 들수록 기력이 약해져서 남의 도움을 받아가며 여생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가정의 핵가족화로 이제는 대부분 노인이 요양시설을 마지막으로 거쳐서 떠나는 모습이 되어 자식들의 부모 봉양이 형제간 눈치 보며 서로 떠넘기다가 결국 요양원을 기웃거리게 되는 현실이다. 그래서 노인들의 마지막 안식처로 요양원, 요양병원, 양로원, 실버타운 등이 있지만 서로 비슷하면서도 차이가 있다.

요양병원은 의료시설로 건강이 나빠서 치료와 회복이 필요한 사람의 입원이 가능하고 의사와 간호사가 상주하고 있다. 요양원은 노인성 질환(치매 등)을 가진자를 위한 노인 의료복지시설이다. 노인 장기요양 보험제도에 따라 비용의 80%는 국가, 20%는 입소자 본인 부담으로 운영되며 상주하는 의사는 없지만 요양보호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물리치료사, 영양사, 조리사, 위생원 등이 근무를 한다.

양로원은 의료, 요양이 아닌 주거목적시설로 무료, 유료, 실버타운의 3가지가 있다. 정부 지원을 받아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65세이상 장기요양등급과 상관없이 이용 가능하며 무연고자는 정부100% 지원이고, 유료대상자는 노인복지법에 따라 일정 부분 자부담이다. 실버타운은 비교적 경제적 여유가 있는 건강한 노인으로 60세 이상 보증금 포함하여 시설 환경에 따라 자부담의 비용이 천차만별이다. 그 외에도 65세 이상 무주택자 대상 고령자복지주택이 있다.

최근 새롭게 주목을 받는 것이 노치원이다. 노인유치원으로 어르신들이 낮 동안 머물며 보호를 받는 주간보호센터다. 경로당에서는 함께하기 힘들고 요양원은 내 집을 떠나야 하는 점을 고려하여 낮 동안 돌봐주는 곳이다. 장기요양 인증 등급에 따라 입소가 가능하며 정부 지원과 함께 셔틀버스가 운행되고 프로그램도 노래, 율동, 놀이, 색칠하기 등 여러 면에서 유치원과 유사한 시설이다. 앞으로 국가 시책으로 유치원을 개조하는 등 노치원이 크게 늘어 날 전망이다.

양로원이나 요양 시설이 이왕 피할 수 없는 길이라면 가급적 머무는 기간을 짧게 가지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자면 현재의 내 건강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 또한 마지막 안식처가 TV만 보고 잠만 자게 하는 곳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와 배우며 서로 소통하고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직원과 가족 모두가 함께하는 화목하고 재미있는 입소자들의 생활공간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