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일자리를 찾아서㊺-대구 북구시니어클럽 시장형 '대구북구백세그린'사업
노인일자리를 찾아서㊺-대구 북구시니어클럽 시장형 '대구북구백세그린'사업
  • 도창종 기자
  • 승인 2024.10.2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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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고, 청결한 빌라 어르신이 지킨다
건강하고, 활력 생기는 노인일자리를 찾는 노력이 필요

지난 21일 오전 9시 30분경 대구 북구 복현 1동에 있는 한 빌라, 아침 일찍 나온 여러 명의 어르신들이 환경 미화 활동 중임을 알리는 팻말을 빌라 입구에 세우고, 노란색 조끼를 입고, 빗자루와 빈 검은색 쓰레기봉투를 들고 빌라(villa) 주차장과 주위를 다니며, 구석구석을 꼼꼼히 바닥에 떨어진 담배꽁초와 전단지를 치웠다. 또한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종잇조각 (박스류) 도 놓치지 않았다. 휴지 조각, 버려진 빈병이나 플라스틱 병이나, 스티로폼, 빈 깡통 들도 줍고, 분리수거함을 헤집으며, 크고 작은 쓰레기도 함께 주워 담았다. 그리고 빗자루로 빌라 주변을 깨끗이 청소도 한다. 아침 가을 찬바람에 어르신들이 상당히 힘든 시간 때임에도 조금의 힘듦 기색도 없이 열심히 바쁘게 몸을 움직였다.

북구시니어클럽 노인일자리 참여자 어르신들이 빌라에서 창문과 계단 청소를 하고 있다. 도창종 기자
북구시니어클럽 노인일자리 참여자 어르신들이 빌라에서 창문과 계단 청소를 하고 있다. 도창종 기자

어르신들은 청소 일을 하다 잠시 휴식시간을 가지며, 허리도 한번 펴고, 땀도 닦고, 가져온 따뜻한 물로 목을 축이며, 빌라 거주 주민들이 살기 좋은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린다. 이 어르신들은 빌라에 손님으로, 방문과 놀러 간 게 아니라 엄연한 기분 좋은 ‘일터 출근과 근무 중’이었다.

어르신들이 일하다 잠시 쉬는 틈을 타 "나이가 가 많으신데 지금 하시는 일이 어려움이나, 힘들지 않으신가" 물음에 "이 노인일자리는 우리들에게 일자리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라고 하고 “나 하나쯤 몰래 휴지, 빈병, 담배꽁초를 버린들 어쩌랴! 누군가 치우겠지. 라는 마음을 버리고 “나 혼자라도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말고 잘 치우자, 라는 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빌라에 거주하시는 분들이 종종 날씨가 고르지 못할 때, 도와주시기도 하고, ‘수고하십니다. 감사합니다. 말씀을 할 때 제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느낍니다"라고 했다.

이 어르신들은 2020년부터 사업을 시작한 대구 북구시니어 클럽(관장 이숙희) 시장형 노인일자리 '대구 북구 백세 그린' 사업 참여자 어르신들이다. 이 어르신들은 북구시니어 클럽에서 청소용품을 지급받고, 여름철, 겨울철 대비 체온 예방관리와 건강 수칙, 응급상황 발생 시 대처요령 등 관련 수칙을 철저히 지킬 수 있도록 연간 17시간 직무교육과 안전사고 예방 교육을 받은 후 근무하며, 활동 시간은 1일 4시간, 월 40~48시간이다.

북구시니어클럽 참여자 어르신들이 빌라 계단을 다니며, 봉걸레로  청소를 하고 있다. 도창종 기자
북구시니어클럽 참여자 어르신들이 빌라 계단을 다니며, 봉걸레로 청소를 하고 있다. 도창종 기자

'대구북구백세그린' 사업 담당구역은 대구 북구지역 산격동, 국우동, 복현동 등 43곳(450세대) 빌라의 환경정화를 담당하고 있으며, 참여자는 모두 남자 6명(A조 4명, B조 2명)이 근무하고 있다. 활동 내용은 불법 쓰레기 투기 근절 홍보 활동, 빌라 내(內) 환경정화 활동, 재활용품 분리배출 홍보, 종량제 봉투 사용 유도 등 을 하고, 대구 북구시니어클럽과 대구도시공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4년간 계약으로 용역비를 받고, 빌라 환경정화 사업을 하고 있다.

일자리 사업단에서 일한 지 5년 되고, 2023년도 일자리 사명감과 헌신, 봉사한 공(功)을 인정받아 대구 북구 국회의원 표창을 받은 박봉태(66) 팀장 은 "집에만 있으면 하루 종일 무력하게 보내는 경우가 많은데, 노인 일자리를 하면서 규칙적인 생활, 빌라에 거주하는 사람들과의 이야기도 나누는 등을 통해 훨씬 기분도 좋고, 일을 하는 날은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주변 불법 쓰레기 수거 청소와 함께 빌라 주변 환경정리 등 일을 하다 보면,, 정해진 4시간이 후딱 지나간다"라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또한 김기호(78) 어르신은 “일을 해서 번 돈으로 병원비도 하고 친구들과 차도 마시고, 맛있는 것도 사 먹고 가끔 집에 오는 손자 손녀들 용돈도 준다"라고 말했다.

'대구북구백세그린' 사업 담당 최류라 사회복지사는 “이 사업 은 어르신들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하고, 깨끗하고, 청결한 살기 좋은 빌라를 조성하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라고 하고 “앞으로도 북구시니어 클럽은 복지적 수요가 높은 어르신들에게는 사회참여 기회를, 확대할 수 있는 공익성 일자리를, 계속 신규 사업으로 발굴을 통해 계속해서 노인 일자리의 질적인 성장을 이뤄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참여자 어르신들은 “경제적인 상황이 나아진 것보다도, 아침마다 갈 일터가 있고, 누군가에게 도움 줄 수 있다는 성취감과 보람이 느껴져 현재의 삶이 만족스럽다"라고 하는 말들을 남기며, 청소도구를 챙기고, 다음 빌라로 향했다.

'대구북구백세그린'' 시장형 노인일자리 사업은 만 6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참여자 모집은 매년 12월에 한다. 근무시간은 하루 4시간, 월 40~48시간, 12개월 근무하며, 활동비를 받는다. 문의 053-341-4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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