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배롱나무꽃 다시 피우다...시계열(time series) 사진
휴스턴 배롱나무꽃 다시 피우다...시계열(time series) 사진
  • 전용희 기자
  • 승인 2024.08.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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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한 생명력으로 토네이도와 허리케인 베릴에 떨어진 꽃 다시 피워내
- 먼저 핀 꽃은 사라졌어도 나중에 또 다른 꽃이 피어난다
- 시간의 흐름에 따른 시계열 사진을 통해 그 변화를 본다

휴스턴의 여름 오후, 뜨거운 하늘을 향해 배롱나무가 다시 붉은 꽃을 피우고 있다. 새로운 정열의 불꽃처럼, 허리케인 베릴의 상흔을 말끔히 지워낸 듯하다. 얼마 전 휘몰아친 비바람은 도시의 이곳 저곳에 상처를 남겼다. 그 와중에도, 배롱나무는 강인한 생명력으로 자신을 지켜내었다. 

 

6월 6일에 촬영한 배롱나무 첫 사진이다. 전용희 기자
6월 6일에 촬영한 배롱나무 첫 사진이다. 전용희 기자

이곳에 와서 처음 보았을 때는 꽃이 그리 많이 피지 않았는데 온지 한달여 쯤된 6월 6일, 붉은 꽃송이가 제법 풍성해 보였다. 비가 오는 날은 꽃이 싱싱함을 더했다. 토네이도가 왔을 때도 많은 꽃들이 떨어졌지만, 모진 비바람 견디어 풍성하게 꽃을 피운 모습이 대견스러웠다.

 

6월 25일 찍은 하얀색과 어우러져 핀 붉은 배롱나무꽃. 전용희 기자
6월 25일 찍은 하얀색과 어우러져 핀 붉은 배롱나무꽃. 전용희 기자

6월 말쯤에는 붉은 색과 하얀 색의 배롱나무꽃이 어우러져 사이좋게 맵시를 뽐내는 듯했다. 한국에서는 하얀 꽃을 보지 못해, 하얀 배롱나무꽃을 신기하게 바라보았었다. 제법 많이도 피어나, 옆에 있는 붉은 꽃과 잘 어우러졌다.

 

7월 9일 허리케인 베릴을 맞고 있는 배롱나무이다. 전용희 기자
7월 9일 허리케인 베릴을 맞고 있는 배롱나무이다. 전용희 기자

7월 9일 미국 텍사스를 강타한, 지난 25년 만에 네 번째로 강하다고 알려진 허리케인 베릴이 왔을 때는 가지가 휘청대고 많이 달려있던 꽃도 거의 다 떨어져 나갔다. 베릴이 지나간 자리에는 쓰러진 나무와 파손된 잔해들이 나뒹굴었지만, 배롱나무는 격렬한 바람을 견디고 그대로 서 있다.

 

허리케인 베릴이 지나간 후 다시 많은 꽃을 피워낸 배롱나무. 전용희 기자
허리케인 베릴이 지나간 후 다시 많은 꽃을 피워낸 배롱나무. 전용희 기자

 

배롱나무는 강인함과 회복력을 보여준다. 단순히 꽃을 피우는 것을 넘어, 잃어버린 것들을 다시 찾은 상징으로 다가온다. 폭풍이 지나간 자리에서, 그 꽃들은 새로운 시작과 재기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여름의 뜨거운 열기를 잘도 견디고 있다.

토네이도와 허레케인의 숱한 고난을 이겨내고 다시 붉은 꽃을 피워낸 배롱나무가 어찌 장하지 아니한가. 

저녁 산책길에서 만났던 배롱나무의 모습을 몇 개 더 추억으로 남겨본다.

저녁 동네  산책길에서 우리를 반겨주었던 배롱나무. 전용희 기자
저녁 동네 산책길에서 우리를 반겨주었던 배롱나무. 전용희 기자